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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기차역에서 ‘홈’이라고? 그게 무슨 뜻일까? 본문
기차역에서 들었던 “1번 홈, 2번 홈”이라는 안내 방송이 기억나세요?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홈? 집(Home) 얘기하는 건가?’ 하고 헷갈렸던 게 아직도 떠오릅니다. 승강장에 ‘집’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가 싶어서 혼자 납득하려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런데 이 단어의 진짜 의미와 유래를 알게 된 건 꽤 최근의 일이었어요. 알고 보니 이게 꽤 흥미로운 배경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홈’의 진짜 정체는?
사실 기차역에서 쓰는 ‘홈’은 우리가 흔히 아는 영어 ‘Home’이랑 전혀 관계가 없어요. 여기서 말하는 ‘홈’은 일본어 **‘호-무(ホーム)’**에서 온 말이에요. 일본에서는 원래 승강장을 영어 **‘플랫폼(Plat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단어를 일본식 발음으로 바꿨는데, 그게 **‘푸랏토호-무(プラットフォーム, purattofōmu)’**가 된 거죠.
근데 이 단어, 너무 길고 발음하기도 귀찮잖아요?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그냥 뒤를 잘라버리고 **‘호-무(홈)’**라고 간단히 줄여서 쓰기 시작했어요. 일본에서는 이렇게 단어를 줄여 쓰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예를 들어, 패밀리 레스토랑도 ‘패밀레스’라고 줄이고, 퍼스널 컴퓨터도 ‘파소콘’이라고 하잖아요. 승강장을 ‘호-무(홈)’라고 부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넘어온 ‘홈’
그럼 이 단어가 한국에선 왜 쓰이게 됐냐고요? 그건 일제강점기 때 철도와 함께 일본식 철도 용어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정착했기 때문이에요. 당시 철도 시스템은 일본이 주도했으니 용어도 자연스럽게 일본어식 표현을 그대로 쓰게 된 거죠.
그래서 우리는 승강장을 ‘홈’이라고 부르게 됐는데, 이 단어가 너무 오래 쓰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 유래를 거의 잊어버린 거예요. 말 그대로 일상 속에 녹아든 단어랄까요?
사실은 순화된 표현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홈’ 대신 ‘승강장’이라는 순화된 표현을 더 많이 쓰자는 움직임도 있어요. 실제로 기차역 안내 방송이나 표지판에서도 ‘1번 승강장’이라는 말을 더 자주 볼 수 있죠. 하지만 ‘홈’이라는 단어가 짧고 간단하다 보니,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여전히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1번 승강장에서 타자”라고 말하는 것보다 “1번 홈에서 타자”가 훨씬 편하니까요.
알고 나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런 걸 알고 나면, 기차역에서 들리는 ‘1번 홈’이라는 단어가 새삼 다르게 들릴지도 몰라요. 그냥 흘려듣던 단어에 일본어 흔적이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약간 신기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알고 나서 주변에 아는 척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친구나 가족이랑 기차 타러 가다가 “홈이 뭔지 알아?” 하고 툭 던져보세요.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꽤 좋은 지식 자랑거리가 될 거예요.
다음에 기차역에서 ‘홈’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그 단어가 지나온 길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아마 기차 타는 재미가 조금은 더해질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