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 과태료부과 의무이행을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한 이야기를 쓰고 재결서 수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예상보다 한참 늦게 재결서가 도착했습니다. 심리기일 다음날 온라인 행정심판 사이트의 사건 진행 현황의 상태가 '결정'으로 변경되고 재결 결과가 등록되었는데요, 공휴일이 하루 껴 있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 18일이나 지나서야 재결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보통 7~14일 정도 소요된다고 하던데, 심리기일이 늦게 잡힌 것도 그렇고 조금씩 일 처리가 늦는 듯합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각하입니다. 불법 주정차 신고는 행정청에 대해 특정한 처리를 촉구하는 진정에 지나지 않고, 그것을 거부한 행정청의 행위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법률적 이익을 좁게 해석한 대법원의 법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공익을 법률적 이익으로 볼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점도 딱 예상대로였습니다.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 지침의 위법성에 대한 언급이 있기를 바라면서 행정심판을 제기했던 것인데, 아쉽게도 본안에 대한 판단은 전혀 없었습니다. 각하 재결이 나오면서 본안 판단이 들어가는 건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니 사실 당연한 결과죠.
행정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피청구 기관인 구청의 주차과와 통화할 일이 있어서 살짝 물어 보았습니다. 불법 주정차 신고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주민신고제 도입 취지에 어긋나므로 시정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표명이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냐고 말입니다. 주차과에서도 이미 알고 있더군요. 그렇다면 시정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물으니, 11월에 주민신고제 개정에 관한 회의를 할 예정이고 거기서 변경하기로 결정한다면 내년 초부터 적용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11월에 있는 회의는 정기적으로 하는 회의일 뿐이고, 논의해 보겠다는 건 전혀 정해진 게 없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11월까지 그냥 기다리다가 또 아무런 변화 없이 현행과 같이 주민신고제가 결정되어 공고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으니, 조금 다른 방법으로 계속 태클을 걸려고 합니다. 목표는 '5대 불법 주정차'와 '그 외 구역'의 자의적인 구분을 없애고, 모든 불법 주정차 구역에서 주민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구간에서 1) 시간 제한 없이 2) 횟수 제한 없이 신고가 가능하도록 주민신고제 변경을 요구하려고 합니다. 귀찮은 만큼 움직이는 공무원 집단이니, 조금 더 힘을 내서 귀찮게 해 드려야죠.
※ 한편 조금 긍정적인 얘기도 들었습니다. 조만간 인도 불법 주정차도 절대 주정차 금지 구역에 포함시켜 '6대 불법 주정차 구역'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확정된 부분이라,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 같네요.